- 북민위
- 2024-07-19 07: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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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적성국과도 정상외교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는 재집권 시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주최 대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시 외교 방향에 대해 "누가 그 나라 정상인지는 그(트럼프)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그는 미국을 위해 관여(외교)를 하고, 투쟁한다"며 "우리는 위대한 양자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타국의 정권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경우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었다"며 "(트럼프는) '내가 그와 대화하면 어떨까. 그와 관여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레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김정은 위원장과 3차례 만난 데 대해 "김정은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이웃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트럼프가 그 사람(김정은)과 관여했다는 사실을 사랑했다"며 "그것이 트럼프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상황에 따라 북한과 다시 정상외교를 추진할 수 있다는 예상으로 읽힌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주한미군 및 주한미군 주둔 비용 협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질문받자 "트럼프가 1기 때 많이 말했듯 (미국의) 안보 지원으로부터 혜택을 공유받는 나라들은 자기 역할을 하고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며 "그것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공정한 경기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이 과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허용해가며 추진한 변화 시도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여를 조금 시도한 다음 그것이 통했는지 자문하고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며 "우리가 (중국과) 해야 할 것은 경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그 정책(대중국 경쟁)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나는 지역(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 많은 경쟁을 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레넬 전 대사는 같은 날 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는 "전세계 어떤 클럽(회원제 모임)도 자기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는 회원이 될 수 없고, 그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은 동맹국과의 안보 관련 책임 공유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한 나토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은 나토를 해치는 격이라며 "미국 중서부 주민들은 돈을 내지 않고 이익을 누리는 나라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특히 자신이 대사로 근무했던 독일에 대해 "미국은 35조 달러(약 4경8천조원)의 국가 부채가 있는데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는) 독일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토는 개혁이 필요한 위대한 조직"이라고 칭했다.
그는 "나토는 현 회원국이 공정한 몫을 내지 않으면 회원국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들이 내지 않고 있는 비용을 계속 미국인들이 지불하도록 만드는 것에 대해 (나토의 일부 회원국들은) 부끄럽게 생각하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집권기인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독일 주재 대사로 재직했고, 정권 후반기에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도 맡았다.
그는 주독 대사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설파하고 유럽의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촉구해 독일을 포함한 각국 외교관들과의 관계가 껄끄러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그는 전당대회 3일차인 전날 찬조연설자로 나서 "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가 아니라 세계의 수도가 됐다"면서 과거 정부의 대외정책을 비판한 뒤 "이제는 미국을 우선해야 할 시간"이라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분야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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