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6-28 07: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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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국영 애니메이션 회사와 거래한 이탈리아의 한 업체에 대북 제재를 위반한 대가로 벌금 53만8천 달러(약 7억원)를 부과했다고 26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로마에 기반을 둔 애니메이션 회사 '몬도 TV SPA'는 2019년 5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약 2년 6개월간 북한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4·26 아동영화촬영소'(SEK)에 외주 작업을 맡기고 그 비용으로 53만8천 달러를 송금했다.
1957년 설립된 4·26아동영화촬영소는 1960년 북한의 첫 아동영화 '신기한 복숭아'를 제작한 이래 만화영화 '소년장수', '고주몽', '영리한 너구리' 등을 창작한 북한 만화의 산실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몬도 TV와 SEK의 금전 거래는 미국과 중국에 소재를 둔 제3의 회사들을 통해 이뤄졌으며, 이 중 몇몇 회사들은 미국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마테오 코라디 몬도 TV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CNN은 전했다.
1985년 설립된 몬도 TV는 만화영화 '산도칸-두 호랑이들'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여러 인기 만화를 제작·배포해 온 회사다.
미 재무부 조사에 따르면 몬도 TV는 1990년대부터 SEK에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하도급을 주며 거래 관계를 맺기 시작했으며, SEK 소속 애니메이터들이 몬도 TV가 주최한 교육 프로그램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간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도 모르는 경로로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경우는 있어 왔지만, 몬도 TV의 임원들은 자신들이 누구와 거래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으며 계약서에 북한이 명시적으로 언급돼 있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일은 미국 당국이 북한의 영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과 관련한 제재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한 첫 사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애니메이터들은 수십년간 외국 기업들과 은밀히 거래하며 북한 정권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역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북한의 한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애니메이터들이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작품에 하청업자로 참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니메이터 외에도 해커, IT 노동자도 동원돼 북한 정권이 해외에서 부정한 수익을 버는 사례가 늘면서 미국 정부도 이에 대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한국 전문가 제니 타운은 CNN에 "유럽의 회사가 (유엔 대북 제재가 부과된) 2013년 이후로도 북한 회사와 이러한 거래를 알고도 했다는 것은 다소 놀랍다"며 "특히 미국에 있는 제3자를 통한 거래가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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