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푸틴의 방북, 한반도 위협 배가…아시아 군비경쟁 부추길 수도"
  • 북민위
  • 2024-06-24 07: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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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은 한반도 안보에 잠재적 위협을 배가하는 한편 미·중 패권 대결 구도 초점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의 북한 끌어안기와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 재확인은 대만과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긴장이 팽팽한 아시아를 혼란스럽게 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 신냉전으로 프레임화한 패권 다툼이, 실은 덜 이분법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22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 필리핀 간 대립 구도 등 지정학적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의 여러 국가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어디까지 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발표한 '2024년도 연감'(SIPRI Yearbook)에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지난해 410기에서 올해 1월 현재 500기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핵 능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확장했다고 진단했다.

박빙 양상으로 펼쳐지는 미국 대선판까지 각국 불안 요소로 인식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한반도 내 긴장을 재점화했다고 NYT는 강조했다.

NYT는 특히 북러 밀착에 대해 "한국과 일본 당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김 위원장의 수사가 눈에 띄게 적대감에 차 있었던 것과도 관련돼 있다고 해석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아시아 내 푸틴의 활발한 활동을 "최악의 두려움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며, "러시아는 핵을 개발하면서 핵비확산 조약을 위반하는 불량 국가의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터 테쉬 전 주러시아 호주 대사는 NYT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를 혼란에 빠뜨림으로써 이익을 얻는다고 믿고 있다"며 "그는 러시아가 바비큐 파티에서 방귀나 뀌는 방해꾼 삼촌 역할을 하는 걸 즐긴다"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이 공항에서 포옹으로 자신을 맞이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제스처를 보인 건,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한 좌절감의 표시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새뮤얼 그린 교수(러시아 정치학)는 "푸틴은 중국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얻으려고 할 것"이라며 "무기, 노동력, 미국 반대편에 서겠다는 의중 등 푸틴 위시리스트를 충족하는 '슈퍼마켓'은 그리 많지 않은데, 이란과 북한은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NYT는 북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접근이 아시아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면 러시아도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컨대 러시아가 북한이나 베트남으로 무기류를 수출할 수 있다면, 국제사회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압박받던 러시아에 '돈이 돌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하노이 방문에서 거래에 초점을 맞췄다. 양국 합의의 정확한 내용은 공유되지 않았으나, 분석가들은 일부 국방과 관련된 게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먼은 NYT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수년간 지상군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았지만, 곧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베트남이 새로운 러시아 탱크를 구매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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