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5-30 06: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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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성공적인 딜(거래)'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만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참석 계기에 한 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때의 창피함을 회상하면 협상테이블로 바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짚었다.
2019년 2월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대북 제재 해제를 맞바꾸자는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노딜'로 끝난 것이 김 위원장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쉽사리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미사일 개발 등 레버리지(지렛대)를 키운 다음에 협상하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정은이 계속 도발한다면 트럼프도 협상테이블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미간 협상 가능성은 '0%'라고 단언했다.
다만 조건 없는 대화 제의를 거부한 것은 북한이고, 현재 우크라이나·가자지구 사태 등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바이든 행정부 내 북한문제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7일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꼭 중국에 특별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중이 서로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기에 적어도 갈등이 표면화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이날 제주포럼에서는 한미중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북한의 급격한 대남정책 전환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을 고민하는 세션이 마련됐다.
김정은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짙어지는 지정학적 환경을 타고 지난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한을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정의하며 통일·민족 개념을 폐기했다.
씨에딩원 중국 화동사범대학 연구원은 "북한이 '남한과 통일은 없다'라고 얘기한 것은 단기적인 전술이 아니라 통일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김정은에게 있어서 미중간 전략적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과 러시아 대상으로 외교적 협상 카드가 되고 있다"며 "한반도가 중북러 대 미일한 간의 대결구도로 회귀한다면 통일은 더 요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중한관계 안정성과 발전이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며칠 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것은 이런 협력의 좋은 시발점"이라고 부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2국가론'을 거부해 소위 '잠정적 특수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미래세대는 통일에 아예 관심이 없기에 통일이나 국가민족성을 아예 배제한다면 통일에 대한 관심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한국 자체적으로 통일에 따른 혜택을 명시하고 주변 국가들에 '통일이 도움이 된다'고 상세히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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