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54화
- 관리자
- 2010-07-16 11:07:15
- 조회수 : 12,562
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쉰 네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탈주범들이 잡혀 온지 한 달이 훨씬 지난 해방절인 8.15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갑자기 작업 중지를 알리는 감독의 지시가 내려 왔다. 우리는 또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며 사람들과 함께 감독이 있는 곳에 집합하였다. 감독은 별다른 말이 없이 줄을 세우더니 사람들을 모아 2반 강변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수용자 : ‘ 무슨일이여’
수용자 : ‘ 아 왜 그 탈주자 두명 오늘 총살 시키는거 아니갔어’
수용자 : ‘ 참 그렇군 어째 오래 소식이 없다 했지, 얼마나 고문을 심하게 당했갔어’
수용자 : ‘ 벌써 반죽음이 다 되었갔구만, 그런데 오늘은 왜 2반 강변에서 하지?’
설화: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목적지를 다다를 때까지 계속 되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니 저게 뭐여 저거 교수대 아니야” 나도 눈을 들어 그쪽을 보았다 거기에는 정말 유달리 ㄱ 자모양 으로 생긴 말뚝 두 개가 서있었다.
아직까지는 교수형 장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총살형과의 차이가 뭔지를 잘 몰랐다. 햇볕은 그날따라 쨍쨍 내리 쬐고 있었다. 어느덧 강변의 자갈밭은 수천의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이번일은 대대적인 사건이었던 것만큼 그 처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하늘 높이 치솟은 교수대 두 개가 죽음의 갈고리처럼 우리를 압도했다.
수용자: ‘아니 총으로 한 번에 고통을 주어 죽이면 될 것을 꼭 목을 매달아야 하나 죽일 놈들’
수용자: ‘ 본보기를 보일 라고 길 갔지요, 세상에 저런 것은 제발 보여주지 말았으면 좋겠건만’
수용자 : ‘ 길게 말이야요. 저런 것을 보면 밤에 자꾸 꿈속에 나타나서리 잠을 잘 수가 없어’
설화: 이윽고 트럭 두 대가 나타났다. 한 대는 수용소장을 비롯한 간부 몇이 탄 것이고 다른 한 대에는 사형수 두명이 머리를 깍인채로 허리도 펴지 못하고 양팔을 보위원에게 잡혀 있었다.
보나마나 그동안 내리 굶고 두들겨 맞은 게 분명하였다. 얼굴은 피멍으로 얼룩져 있었고 사지 중 어디 한군데 멀쩡한 구석이 없어보였다. 그것은 사람 꼴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보위원들에게 질질 끌려서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니 걷지도 못하였다. 넝마가 다 된 옷 역시 군데군데 피 얼룩이 심하게 번져 있었다. 보위원은 군홧발로 사형수들의 무릎을 사정없이 차서 주석단 옆에 끓어 앉혔다.
그들을 보는 순간 우리는 ‘ 저 용감한 사람들이 끝내 잡혀 죽게 되었구나 ’ 하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울컥 솟았다.
수용자: ‘ 저렇듯 용감한 아까운 두 청년이 과연 무엇을 그리 잘못했다고 죽어야 하나’
수용자 : ‘ 뭐 이유가 있어야 죽나요,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세상이니 별수 없지요, 세상을 잘못만난 탓이지요’
보위원 : ‘야! 야! 거기서 쓸데없는 말하는 새끼 누구야, 죽을라고 환장을 했어’
설화: 교수형 장에 끌려나온 그들을 보면서 같은 젊은이로서 의분이 느껴져 주먹 쥔 손을 부르르 떨었다.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청년들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형제애 같은 것이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보위원 놈들은 정말 인간이 아니다.” “여긴 정말 살아서 빠져 나갈 수 없는 지독한 지옥의 수용소야 암 그렇구 말구”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느 총살형 같으면 마지못한 듯 나와 서있을 사람들이 오늘은 땡볕이 흐르는 땀도 아랑 곳 없이 모두들 고개를 쳐들고 숙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민심의 동요를 우려 했던지 우리 주위에도 경비대 군인들이 무기를 들고 빙 둘러 서있었다. 이윽고 앞의 주석단에 앉아 있던 소장이란 자가 일어났다. 그는 그들의 죄명을 읽어 내려갔다.
수용소 소장 :‘ 에~ 이 두놈은 평소부터 수정주의 풍에 물젖은 자유주의 분자들이고 남녀간의 풍기가 문란했으며 도적질도 하였다. 그러나 당에서는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고 깊은 은혜로 신임하여 인민군대에까지 보내 주었는데 거기서도 또 남조선 노래와 남조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유일 사상체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 그로 인하여 혁명화 구역까지 왔으나 당의 배려를 망각하고 미족반역의 길을 걸은 이자들에게 남은 것은 가차 없는 죽음뿐이다. 그러니 이자들에게 공화국 최고 형법인 교수형에 처한다.’
설화: 수용소 소장의 긴 연설은 이렇게 끝났다.
~음악~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쉰 네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탈주범들이 잡혀 온지 한 달이 훨씬 지난 해방절인 8.15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갑자기 작업 중지를 알리는 감독의 지시가 내려 왔다. 우리는 또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며 사람들과 함께 감독이 있는 곳에 집합하였다. 감독은 별다른 말이 없이 줄을 세우더니 사람들을 모아 2반 강변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수용자 : ‘ 무슨일이여’
수용자 : ‘ 아 왜 그 탈주자 두명 오늘 총살 시키는거 아니갔어’
수용자 : ‘ 참 그렇군 어째 오래 소식이 없다 했지, 얼마나 고문을 심하게 당했갔어’
수용자 : ‘ 벌써 반죽음이 다 되었갔구만, 그런데 오늘은 왜 2반 강변에서 하지?’
설화: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목적지를 다다를 때까지 계속 되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니 저게 뭐여 저거 교수대 아니야” 나도 눈을 들어 그쪽을 보았다 거기에는 정말 유달리 ㄱ 자모양 으로 생긴 말뚝 두 개가 서있었다.
아직까지는 교수형 장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총살형과의 차이가 뭔지를 잘 몰랐다. 햇볕은 그날따라 쨍쨍 내리 쬐고 있었다. 어느덧 강변의 자갈밭은 수천의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이번일은 대대적인 사건이었던 것만큼 그 처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하늘 높이 치솟은 교수대 두 개가 죽음의 갈고리처럼 우리를 압도했다.
수용자: ‘아니 총으로 한 번에 고통을 주어 죽이면 될 것을 꼭 목을 매달아야 하나 죽일 놈들’
수용자: ‘ 본보기를 보일 라고 길 갔지요, 세상에 저런 것은 제발 보여주지 말았으면 좋겠건만’
수용자 : ‘ 길게 말이야요. 저런 것을 보면 밤에 자꾸 꿈속에 나타나서리 잠을 잘 수가 없어’
설화: 이윽고 트럭 두 대가 나타났다. 한 대는 수용소장을 비롯한 간부 몇이 탄 것이고 다른 한 대에는 사형수 두명이 머리를 깍인채로 허리도 펴지 못하고 양팔을 보위원에게 잡혀 있었다.
보나마나 그동안 내리 굶고 두들겨 맞은 게 분명하였다. 얼굴은 피멍으로 얼룩져 있었고 사지 중 어디 한군데 멀쩡한 구석이 없어보였다. 그것은 사람 꼴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보위원들에게 질질 끌려서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니 걷지도 못하였다. 넝마가 다 된 옷 역시 군데군데 피 얼룩이 심하게 번져 있었다. 보위원은 군홧발로 사형수들의 무릎을 사정없이 차서 주석단 옆에 끓어 앉혔다.
그들을 보는 순간 우리는 ‘ 저 용감한 사람들이 끝내 잡혀 죽게 되었구나 ’ 하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울컥 솟았다.
수용자: ‘ 저렇듯 용감한 아까운 두 청년이 과연 무엇을 그리 잘못했다고 죽어야 하나’
수용자 : ‘ 뭐 이유가 있어야 죽나요,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세상이니 별수 없지요, 세상을 잘못만난 탓이지요’
보위원 : ‘야! 야! 거기서 쓸데없는 말하는 새끼 누구야, 죽을라고 환장을 했어’
설화: 교수형 장에 끌려나온 그들을 보면서 같은 젊은이로서 의분이 느껴져 주먹 쥔 손을 부르르 떨었다.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청년들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형제애 같은 것이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보위원 놈들은 정말 인간이 아니다.” “여긴 정말 살아서 빠져 나갈 수 없는 지독한 지옥의 수용소야 암 그렇구 말구”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느 총살형 같으면 마지못한 듯 나와 서있을 사람들이 오늘은 땡볕이 흐르는 땀도 아랑 곳 없이 모두들 고개를 쳐들고 숙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민심의 동요를 우려 했던지 우리 주위에도 경비대 군인들이 무기를 들고 빙 둘러 서있었다. 이윽고 앞의 주석단에 앉아 있던 소장이란 자가 일어났다. 그는 그들의 죄명을 읽어 내려갔다.
수용소 소장 :‘ 에~ 이 두놈은 평소부터 수정주의 풍에 물젖은 자유주의 분자들이고 남녀간의 풍기가 문란했으며 도적질도 하였다. 그러나 당에서는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고 깊은 은혜로 신임하여 인민군대에까지 보내 주었는데 거기서도 또 남조선 노래와 남조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유일 사상체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 그로 인하여 혁명화 구역까지 왔으나 당의 배려를 망각하고 미족반역의 길을 걸은 이자들에게 남은 것은 가차 없는 죽음뿐이다. 그러니 이자들에게 공화국 최고 형법인 교수형에 처한다.’
설화: 수용소 소장의 긴 연설은 이렇게 끝났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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