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1화
- 관리자
- 2010-07-16 10:35:27
- 조회수 : 2,008
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함경남도 요덕군 정치범 수용소.
날이 풀리면서 산과 들에 그득 쌓였던 눈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그렇게 꽁꽁 얼어붙었던 계곡의 얼음장 밑에서도 봄이 오는 소리가 나기 시작 하였다.
사람들은 가을에 뜯어놓았던 풀이나 먹거리를 겨우내 다 먹어 치웠기 때문에 봄이 되면 집집마다 양식이 떨어져 아우성이었다. 그래도 우리 집에선 워낙 할머니가 알뜰하셔서 봄이 되어도 아주 굶는 일은 없었다.
스산한 바람소리~ 쉬이 쉬이~ 개짓는 소리
그릇 씻는 소리,
할머니는 아침 새벽부터 일어 나시여 밥을 지으셨다. 그리고는 동틀 무렵이면 우리를 깨우고는 하셨다. 남보다 한발이라도 일찍 가서 손자들이 욕먹지 말고 매 맞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아침은 늘 시끄러웠다. 동생 미호는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기 힘들어 했다. 그래서 나와 싱갱이질을 한참씩 하고야 일어나곤 했다.
철환 : 야! 미호야 얼른일어나라 너 오늘 청소 당번이라며, 얼른, 세숫물 식으면 고양이 세수 하지 말고.
미호 : 잉~~~~몰라 나 쫌 더 잘 거야!
철환: 너 오늘 청소 당번이라며 늦어가지고 교실 화독에 불 못 살리면 어쩔려고 그래, 전번처럼 또 선생한테 죽도록 얻어맞을래, (신경질적으로) 얼른 일어나.
설화: 나와 미호가 싱갱 질을 하면 할머니는 늘 미호의 어리광을 받아주군 하셨다. 엄마 없이 수용소에 끌려와 갖은 고생을 다하는 어린 손녀가 할머니로서는 애처롭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미호를 앙상한 손으로 안으셔서 마당에 나가 세수를 시켜 주시곤 하셨다. 아침마다 미호는 할머니에게 부리는 어리광으로 채워질 수 없는 모성애를 보상받으려 했다.
아침 식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먹는 것은 학교 갈 때 가지고 가는 점심을 빼놓고는 아침저녁 강냉이 풀죽이었다. 그 죽이 먹기 싫은 미호는 가끔씩 불평을 하였다.
미호 : 피~ 또 풀죽이야. 나 안 먹을래, 할머니 나 밥해줘...(칭얼 칭얼)
할머니 : 미호야 어카간, 이거라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어케 학교에 가려고 그래. 할머니가 먹여 줄게.
설화: 할머니는 늘 이렇게 밥투정을 하는 어린 미호를 얼리곤 했다. 그리고는 바싹 마른 나뭇잎 같은 얼굴에 떨어지는 눈물을 갈고리처럼 변한 손등으로 훔치면서 할머니는 버릇처럼 깊은 한숨을 쉬셨다.
3월 말이다. 들에는 어느덧 새싹이 돋아났다. 작업장에 못 나가는 노인들이나 인민학교에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들은 마대자루를 들고 산으로 들로 돋아나는 새싹들을 뜯으로 다녔다.
학교에서는 다시 “토끼풀 채취 작업” 을 개시 하였다. 아직 능지에는 녹지 않은 눈들이 쌓여 있는 이른 봄이다. 풀들이 이제 겨우 돋아나고 있는데 토끼풀을 하기란 정말로 어려웠다.
날씨도 아직 봄이라 하지만 꽃샘추위로 아침저녁은 영하 의 날씨가 계속되었다.
선생1 : [학교종소리] 땡땡~땡땡~ 야! 야! 이 반동새끼들 빨리 빨리 모이지 못하 가서. 야! 이 새끼야 너 거기 줄 똑바로 못마추간.
학생1: 저 독사새끼 오늘은 또 뭔일 시키려고 하나, 설마 토끼풀 뜯어오라고 시키진 안카디. 날씨 정말 춥다.
학생2: 내 생각인데 토끼풀 뜯기 할거같은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야.
선생1 : 야야 이반동 새끼들 조용 못하간! 잘들 들어라! 에 오늘오후 작업은 토끼풀 뜯으러 가가서. 한사람이 20키로씩, 토끼가 잘 먹는 풀만 뜯어 와야 한다. 만약 독풀이 하나라도 섞여 있을 때는 그 새끼는 물론 그 새끼가 속한 소년단 반 까지 모두 맞을 준비 하라. 알간나!
학생들: [큰소리로] 예!
설화: 아이들은 어깨에 마대자루를 하나씩 들러 메고 산으로 들로 간다. 자연은 참 신비한 것이다. 추워도 봄은 봄인지라 눈 속에서도 풀들은 파릇이 여린 싹을 틔우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풀들은 어린 싹들이라 과제량 20키로를 할려면 손톱이 닳고 닳아서 뭉툭해지도록 땅을 헤집어야 한다. 더욱이 평양 에서만 살았고 수용소에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토끼가 먹는 풀과 못 먹는 풀을 구별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렇다고 다른 애들에게 자꾸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아이들도 내게 가르쳐 주느라 말을 하다 보면 정량을 채우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음악]~~~~~~~~~·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함경남도 요덕군 정치범 수용소.
날이 풀리면서 산과 들에 그득 쌓였던 눈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그렇게 꽁꽁 얼어붙었던 계곡의 얼음장 밑에서도 봄이 오는 소리가 나기 시작 하였다.
사람들은 가을에 뜯어놓았던 풀이나 먹거리를 겨우내 다 먹어 치웠기 때문에 봄이 되면 집집마다 양식이 떨어져 아우성이었다. 그래도 우리 집에선 워낙 할머니가 알뜰하셔서 봄이 되어도 아주 굶는 일은 없었다.
스산한 바람소리~ 쉬이 쉬이~ 개짓는 소리
그릇 씻는 소리,
할머니는 아침 새벽부터 일어 나시여 밥을 지으셨다. 그리고는 동틀 무렵이면 우리를 깨우고는 하셨다. 남보다 한발이라도 일찍 가서 손자들이 욕먹지 말고 매 맞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아침은 늘 시끄러웠다. 동생 미호는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기 힘들어 했다. 그래서 나와 싱갱이질을 한참씩 하고야 일어나곤 했다.
철환 : 야! 미호야 얼른일어나라 너 오늘 청소 당번이라며, 얼른, 세숫물 식으면 고양이 세수 하지 말고.
미호 : 잉~~~~몰라 나 쫌 더 잘 거야!
철환: 너 오늘 청소 당번이라며 늦어가지고 교실 화독에 불 못 살리면 어쩔려고 그래, 전번처럼 또 선생한테 죽도록 얻어맞을래, (신경질적으로) 얼른 일어나.
설화: 나와 미호가 싱갱 질을 하면 할머니는 늘 미호의 어리광을 받아주군 하셨다. 엄마 없이 수용소에 끌려와 갖은 고생을 다하는 어린 손녀가 할머니로서는 애처롭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미호를 앙상한 손으로 안으셔서 마당에 나가 세수를 시켜 주시곤 하셨다. 아침마다 미호는 할머니에게 부리는 어리광으로 채워질 수 없는 모성애를 보상받으려 했다.
아침 식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먹는 것은 학교 갈 때 가지고 가는 점심을 빼놓고는 아침저녁 강냉이 풀죽이었다. 그 죽이 먹기 싫은 미호는 가끔씩 불평을 하였다.
미호 : 피~ 또 풀죽이야. 나 안 먹을래, 할머니 나 밥해줘...(칭얼 칭얼)
할머니 : 미호야 어카간, 이거라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어케 학교에 가려고 그래. 할머니가 먹여 줄게.
설화: 할머니는 늘 이렇게 밥투정을 하는 어린 미호를 얼리곤 했다. 그리고는 바싹 마른 나뭇잎 같은 얼굴에 떨어지는 눈물을 갈고리처럼 변한 손등으로 훔치면서 할머니는 버릇처럼 깊은 한숨을 쉬셨다.
3월 말이다. 들에는 어느덧 새싹이 돋아났다. 작업장에 못 나가는 노인들이나 인민학교에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들은 마대자루를 들고 산으로 들로 돋아나는 새싹들을 뜯으로 다녔다.
학교에서는 다시 “토끼풀 채취 작업” 을 개시 하였다. 아직 능지에는 녹지 않은 눈들이 쌓여 있는 이른 봄이다. 풀들이 이제 겨우 돋아나고 있는데 토끼풀을 하기란 정말로 어려웠다.
날씨도 아직 봄이라 하지만 꽃샘추위로 아침저녁은 영하 의 날씨가 계속되었다.
선생1 : [학교종소리] 땡땡~땡땡~ 야! 야! 이 반동새끼들 빨리 빨리 모이지 못하 가서. 야! 이 새끼야 너 거기 줄 똑바로 못마추간.
학생1: 저 독사새끼 오늘은 또 뭔일 시키려고 하나, 설마 토끼풀 뜯어오라고 시키진 안카디. 날씨 정말 춥다.
학생2: 내 생각인데 토끼풀 뜯기 할거같은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야.
선생1 : 야야 이반동 새끼들 조용 못하간! 잘들 들어라! 에 오늘오후 작업은 토끼풀 뜯으러 가가서. 한사람이 20키로씩, 토끼가 잘 먹는 풀만 뜯어 와야 한다. 만약 독풀이 하나라도 섞여 있을 때는 그 새끼는 물론 그 새끼가 속한 소년단 반 까지 모두 맞을 준비 하라. 알간나!
학생들: [큰소리로] 예!
설화: 아이들은 어깨에 마대자루를 하나씩 들러 메고 산으로 들로 간다. 자연은 참 신비한 것이다. 추워도 봄은 봄인지라 눈 속에서도 풀들은 파릇이 여린 싹을 틔우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풀들은 어린 싹들이라 과제량 20키로를 할려면 손톱이 닳고 닳아서 뭉툭해지도록 땅을 헤집어야 한다. 더욱이 평양 에서만 살았고 수용소에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토끼가 먹는 풀과 못 먹는 풀을 구별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렇다고 다른 애들에게 자꾸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아이들도 내게 가르쳐 주느라 말을 하다 보면 정량을 채우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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