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봉쇄’가 김정은이 말하는 과학적 경제정책인가?
  • 관리자
  • 2020-12-01 07:20:00
  • 조회수 : 905

최근 북한의 산업부문에서 수입 자재의 부족으로 제품의 질이 저하되거나 심지어 생산이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 지역 공장기업소들에서 생산한 제품의 질이 계속 떨어져 국가품질감독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조사결과다. 이 지역 공장기업소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제품의 질이 낮은 원인은 전력과 수입 자재의 부족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예를 들면 올해 개천지역 공장 기업소들에서 필요한 주요 수입 품목은 전자제품, 도색재료, 피스톤용 합금, 앞창용 고강도 유리, 콩기름, 설탕, 밀가루, 의약품 등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계획된 수입품의 30%도 받지 못하였다.

또한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다. 현재 공업 및 식품공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식품원료, 특수 합금소재 등이지만 합금철의 일종인 ‘페로실리콘’의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9% 감소하였다고 한다. 특히 국내에서 공급되는 텅스텐과 몰리브덴 합금도 각각 42.2%, 73.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지 관계자들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로 국경봉쇄가 지금처럼 계속되어 무역이 재개되지 못한다면 지역 내 공장 기업소의 생산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 당국도 생산성 감소와 제품의 질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인지한 듯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질 제고는 중요한 정치적 사업’ 제하 논설에서 “모든 생산물과 건설물은 마땅히 그 질에 있어서 최상의 것이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경제 분야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것의 하나는 제품의 질 경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폐쇄적인 봉쇄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일종의 “국내의 원료와 자재, 자원으로 모든 것을 자체로 생산하라”는 것이다.

현지 조사 결과는 김정은식(式) 자력갱생에 따른 질 개선 유도라는 정책 방향에 일침을 가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도 “자력갱생” “간고분투”를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변화 없이 혁신은 있을 수 없다. 진실로 인민의 행복을 위한 경제성장을 바란다면 변화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북한경제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는 개방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분업과 개방된 시장이 소득과 고용을 창출하고, 아울러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개방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하여 생산성 증대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북한의 정책결정자들은 이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고비용을 들여서 국가 경제가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북한에서 자유로운 경쟁시장을 위해서는 4대 자유(재화와 용역, 인력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 지역의 무역이 촉진되고 수입과 고용에 있어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자유로운 경쟁시장에서 북한의 소비자 및 기업은 다양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생산력과 제품의 질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은 국경을 넘는 서비스 흐름을 막는 현존하는 모든 제도적 장치들을 철폐해야 한다. 이런 게 바로 경제성장과 인민의 행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왜 경제정책을 과학적으로 하지 못하나”라고 일꾼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관련 부서 개편을 단행했다. 경제난을 또 다시 간부들에게 전가하는 과거 모습이 떠오른다. 스스로 헛발질을 계속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