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그들은 우리입니다
  • 관리자
  • 2012-03-28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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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그들은 우리입니다


 

중국에서 현지공안의 협조로 북송되어 끌려간 탈북자들은 북한 보안부 취조실에서 심문을 당한다. 수갑을 채운 채로 온갖 고문 속에 받는 조사 때 “배고파 국경을 넘은 것”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경한 처벌로 2∼3년 징역형(감옥에 수감되어 하루 16시간 무보수노동을 함)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중국이 궁금해서 가봤다” 혹은 “남조선 사람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일했다”고 하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남조선 목사를 만나고 교회에서 성경책도 봤다”고 하면 10년 이상의 형벌을 받는다.남한 같으면 잘사는 나라로 이민을 가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지만 북한에서 생활수준이 조금 나은 곳으로의 이동인 탈북은 곧 사상범(혁명사상이 잘못되어 빚어진 범죄: 정치범)으로 취급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김일성이 일제를 쳐부수고 나라를 해방하고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세웠고, 그것을 세계에 으뜸가는 국가로 만든 사람이 김정일이다. 그러니 조국을 배반한 것은 곧 그들을 배신한 것이다. 나라망신은 곧 수령의 권위와 위신을 훼손시킨 것이기에 무거운 중형을 내린다.


 

중국에서 공안의 눈치로 개쫓기는 생활을 하다가 북송된 탈북자들은 대부분 강도 높은 노동교화소(감옥)나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다. 하루 2끼 100g의 멀건 풀죽을 먹으며 16시간의 고된 노동을 하는 곳이 노동교화소이고, 공민권을 박탈당하고 갱도로 500m 땅속에 들어가 사금을 캐는 곳이 정치범수용소이다. 이런 곳이 북한 전역에 20여개 있으며 그 안에 30만의 범죄자 아닌 범죄자들이 수감되어 있다.


 

근 70년간 3대를 이어 철통의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북한체제의 존재 이유가 바로 정치범을 일벌백계한다는 데 있다. 북한에서 정치범은 직계의 5촌까지 간접 처벌하는 연좌제를 적용받으며 거의 종신형인 정치범이 무섭다는 것은 5살 난 코흘리개도 다 아는 사실이다. ‘가문의 저주’로 불리는 그런 끔찍함을 감안하면서도 오죽 배가 고팠으면 목숨까지도 위협하는 무서운 총구를 뒤로하고 뛰쳐나왔겠는가.


 

북한주민들에게 강연으로 “어머니 당, 조선노동당은 언제나 관대와 용서의 인덕정치를 펴왔다”고 주장하는 당국의 거짓말을 곧이 믿는 바보들은 이제는 별로 없다. 북송된 탈북자들을 모두 용서하고 공화국이 세 끼 밥을 먹고 사는 사회라면, 정치를 잘못한 김일성 김정일을 비판해도 아무 제한이 없다면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앞다퉈 귀향할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들도 물론이다.


 

탈북자들은 단 한 끼라도 배불리 먹고 죽으면 한이 없겠다는 소원을 품고 배가 고파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섬뜩한 총구를 뒤로하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넜다. 그들이 바로 우리들이다. 부디 대한민국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용기와 응원,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 바란다.


 탈북작가 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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