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후배 탈북자에 희망주는 탈북상담사
작성자 CDNK
작성일 2011-03-23 09:55
ㆍ조회: 19003      
 
국립중앙의료원 임향씨 "내 시행착오 안겪게 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안에는 `새터민 의료상담실'이 있다. 이 병원을 찾는 북한이탈주민(탈북자)을 위한 상담실이다.

   이곳에서 탈북자 전문상담사로 일하는 임향(38.여)씨는 지난 2007년 한국에 온 탈북자다. 근 2년을 식당, 사우나 등을 전전하다 작년 1월 이 상담실에 터를 잡았다.

   처음에는 남한 출신 상담사도 함께 일했지만 불편해하는 탈북자들이 있어 같은 탈북자인 김금희(37.여)씨와 단둘이 이 일을 맡은 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이제 웬만한 일은 둘이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노하우가 쌓였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이곳에서 일하며 자신의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임씨는 23일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려면 인내심을 길러 인정받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며 "일하다 보면 억울하게 느껴지는 일도 있겠지만 순간의 감정에 흔들려 그만두면 어렵게 온 기회를 차버리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임씨는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은 이 상담실 운영주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 신미녀 대표라고 했다. 신 대표는 지난 1년간 임씨와 김씨를 혹독하게 훈련했다.

   임씨는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 교육을 1기로 수료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 때문에 대표님(신 대표)에게 날마다 너무 혼나서 화장실에 가서 혼자 울기도 했다"며 "'나한테 대체 왜 그러나'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그 꾸지람 덕에 이제 나도 남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북한에서는 회령시 시방송, 철도 방송 등에서 일하며 비교적 편안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같은 탈북자인 나도 각자 사연을 가진 탈북자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었다"며 "탈북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자신들과 다르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씨가 일하는 상담실은 국립중앙의료원을 찾는 탈북자들이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 업무이지만 상담을 하다보면 상담실은 종종 사랑방이 된다.

   22일 이 상담실을 찾았을 때 3평 남짓한 공간에 탈북자 7명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1년3개월간 1천여명의 탈북자를 상담한 임씨는 탈북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외로움'을 꼽는다.

   임씨는 "돈을 벌어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주는 것이 유일한 위안인데 몸이 아프면 이마저도 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 사회에 하루 빨리 적응해야겠지만 이들이 마음 기댈 곳을 만들어주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상담일을 시작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임씨는 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 사이 호텔 요리사인 남편을 만나 결혼도 했다. 이제 임신 7개월로 조금 있으면 온전한 가족을 꾸리게 된다.

   임씨는 "한국에 입국할 때만 해도 이렇게 뿌듯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아이도 잘 키울까 하는 걱정말고는 아무 고민이 없다"고 말하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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