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에 봄이 온 듯하지만 긴장 늦추면 안 된다
작성자 북민위
작성일 2018-03-2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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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약속한 조치들을 하나둘 현실화시켜 가고 있다. 남북한은 오는 29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우리 측이 제의하고, 북측이 동의해 일정이 잡혔다. 

우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한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아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논의하게 된다. 이를 출발점으로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것으로만 합의된 남북정상회담은 좀 더 현실적 모습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에는 우리 예술단이 평양공연을 위해 방북한다. 

'봄이 온다'는 제목으로 1일에는 단독공연으로, 3일에는 북한 측과 협연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예술단 규모를 애초 160명 정도로 예상했으나 협연이 성사되면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남북 관계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겨울을 마감하고 공연 제목처럼 그야말로 봄을 맞는 것 같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태도를 누그러뜨렸다는 것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감지됐다. 북한이 정상회담 합의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공식매체를 통해 우리 측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일은 사라졌다.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도 많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있다. 또 북한의 유화적 태도 변화를 의심할만한 이렇다 할 핵·미사일 도발도 없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2일과 17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찍은 상업위성 사진을 비교하며 내놓은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실험장 서쪽 갱구에 준설 토사를 비롯한 굴착 흔적이 포착됐지만 17일 사진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이전에 있던 인력이나 차량도 위성사진 상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그 사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 방북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져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중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38노스는 "미국, 한국, 북한이 고위회담을 성사시키려 하는 노력을 고려할 때 이번에 관측된 정황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드러난 것만으로는 남북, 북미회담을 위해 나름 성의를 보이는 것은 맞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이뤄진 미국 외교·안보 진용의 변화로 북한의 노력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내달 9일부터 백악관 안보사령탑을 맡는 존 볼턴 전 유엔대사의 등장은 판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보인다. 초강경파인 그는 7년 전 회고록에서 북한이 "절대로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도 "북한이 결승선을 몇m 남겨놓고 왜 멈추겠느냐"고 하는 등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조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 한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성과없는 정상회담 이후의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조차 "볼턴이 변덕스러운 미국 대통령과 협의하는 최종 인사가 될 경우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내각'을 꾸렸다는 미국 일각의 분석도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정착' 논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거쳐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가려면 우리가 중간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남북한 간 신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확실히 받아내야 한다.

 미국 외교·안보 진용의 변화를 알아듣게 설명하고, 이전처럼 시간 끌기 식 눈속임 협상은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설득해야 한다. 미국에 대해서도 강경책만이 능사는 아니며,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안 된다는 점을 다짐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의 새 외교·안보 진용과 빈틈없는 공조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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